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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 alookso] 디지털 기술(특히 인공지능)과 일자리
  • 글쓴이 포용과 혁신
  • 작성일 2023-06-29 20:35:34
  • 조회수 75
배규식(현 지역혁신연구원 대표, 전 한국노동연구원 원장)

배규식 현 지역혁신연구원 대표 (매일노동뉴스)
1. 머리말
통신신호가 디지털화되면서부터 시작된 디지털 기술이 우리의 사회, 산업에 도입되기 시작한 지는 30~40년이나 되었다.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는 많은 연구가 있고 현재도 계속 나오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빅데이터,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3D 프린팅, 6세대 이동통신(6G), 클라우드, 양자정보통신,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여러 분야로 뻗어나가면서 발전하고 있다. 디지털 기술은 국민생활의 전반, 경제와 사회의 다양한 분야로 그 활용범위를 확대하며 생활·소비, 교육과 문화, 의료-복지, 산업, 사회간접자본, 중앙행정과 지역분야의 지능정보화를 촉진해 왔다(국가지능정보사회진흥원, 2022). 
여기에 더해 생성형 인공지능 특히 챗GPT(ChatGPT)가 나온 뒤에 많은 사람들이 신기술 특히 인공지능(AI)이 우리의 경제와 사회 전반 그리고 일자리에 미칠 영향이 얼마나 클 지에 대한 우려가 새롭게 커지고 있다. 챗GPT 뿐만 아니라 구글의 바드AI(Bard AI), 마이크로소프트의 빙(Bing AI) 등 경쟁자들도 잇달아 등장하고 있다. 언어와 글쓰기에 특화된 ChatGPT 이외에도 번역, 코딩, 주제별 지식(research), 사회적 매체(social media), 그림, 검색엔진 등에 특화된 인공지능이 줄줄이 나오고 있다. 이처럼 다양한 영역에서 더 앞선 디지털 기술과 생성형 인공지능이 나오면, 어떤 직업이나 직종이 없어지거나 혹은 단순화되고 어떤 직업은 살아남으며, 어떤 직업이 새로 등장할 것인가 하는 의문이 이어서 제기된다. 학생들이나 젊은 사람들이 직업을 선택할 때 앞으로 없어지거나 단순화되어 전문성이 약화되는 직업을 선택하려 하지 않을 것이며, 당연히 유망한 직업을 선택하려 하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최신 소프트웨어를 탑재한 디지털 기술, 인공지능은 여전히 도입단계이기 때문에 향후 일자리와 직업 전망에 대해 명확히 알기는 쉽지 않다. 다만 이미 다른 디지털 기술은 점차 우리 기업과 생활 현장에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기때문에 예측은 가능하다.  여기서는 이미 채택된 신기술이 우리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를 예측한 기존의 연구나 보고에 기초하여 디지털 기술이 일자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2. 디지털 기술 – 인공지능의 일자리 효과 
생성형 인공지능 도입 이전의 디지털 기술은 중간적 숙련의 일자리를 줄임으로써 노동시장의 양극화에 기여할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또한 디지털 전환과 인공지능의 도입은 서비스의 수요와 공급의 실시간 맞춤을 정교화하는 방식으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 플랫폼노동이라는 자영업자와 근로자의 중간적인 지위를 갖고, 파편화될 수 있는 일자리를 대량으로 만들어 냈다.
유럽연합의 회원국의 기업들에 대한 2019년 조사를 바탕으로 유로파운드(Eurofound)에서 낸 보고서(Mandl, 2021)에서는 디지털 시대의 자동화, 디지털화와 디지털 플랫폼이 일과 고용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세 가지 방향의 변화 즉 로봇 등에 의한 각종 과업(tasks)의 자동화, 사물인터넷, 3D 프린팅과 가상현실에 의한 생산공정의 디지털화 그리고 배달/수송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수요와 공급의 맞춤(matching)이 일어난다고 보았다. 또한 자동화로 인해 일자리의 양극화, 새로운 작업조직과 숙련수요가 일어나며, 생산공정의 디지털화로 일자리의 파편화, 불안정한 고용계약, 개인 프라이버시의 침해 등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2023년 세계경제포럼에서 나온 ‘일자리의 미래’ 보고서에서는 첨단 신기술의 더 높은 채택과 디지털 접근성의 확대가 향후 5년간 조사된 기업의 86%에서 큰 변화를 가져오고 또한 50%를 초과하는 기업에서 일자리 증가를, 약 20%의 기업들에서는 고용감소를 가져올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이들 대부분의 신기술은 고용을 늘릴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로봇만이 고용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25쪽). 또한 사업관련 직무의 34% 가량은 향후 5년 사이에 기계에 의해 수행될 것이지만 66%가 여전히 인간에 의해서 수행될 것이라고 보았다. 그리고 신기술과 메가트렌드(녹색전환, ESG표준의 적용, 공급망의 지역화 등)이 가져온 구조적 변화로 인해 향후 5년간 전체 6억 7,300만개의 일자리 중에서 8,300만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고, 6,300만개의 일자리가 새롭게 만들어져서 1,400만개의 일자리가 감소하고 1억 5,200만개의 일자리 즉 전체 일자리 중 23%가 영향(증가 혹은 감소)을 받을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28쪽). 또 신기술관련 일자리(그중 가장 많이 늘어나는 일자리는 인공지능과 기계학습 전문가)는 늘어나지만, 사무ㆍ판매직, 행정직, 비서직, 회계과 법무직, 경비직, 공장조립공 등의 일자리는 크게 감소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남은 일자리에서도 44%의 노동자들의 숙련내용이 달라져서 인식적 능력, 문제해결 능력, 기술이해 능력이 중요한 숙련이 되는 가운데 분석적 사고와 창의적 사고가 가장 중요한 숙련의 요소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는 다르게 인공지능이 일터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Milanez(2023, OECD)는 8개 국가의 제조업과 금융부문의 사례연구를 분석하여 낸 보고서를 통해서, 현재까지 인공지능은 일자리를 대체하기보다는 자동화가 인간이 비교우위를 가진 직무 쪽으로, 또 직무의 과업 내용을 조직화하는 쪽으로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인공지능은 지루함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참여를 늘리며, 물리적 안전성의 개선 등 일자리의 질 개선을 가져오고 있다. 그러나 인공지능은 기존 숙련에 의존하는 경우도 적지 않으나 새로운 분석적 숙련과 전문화된 인공지능 숙련의 요건 때문에 이런 종류의 숙련이 부족한 사람들에게는 접근성이 떨어지고 노동강도의 강화와 스트레스의 심화 문제도 제기되고 있다. 가장 영향을 많이 받는 직군은 고객서비스 직과 같은 사무행정 지원직, 생산직 그리고 설치, 유지보수와 수리직 등이었다.
영국 정부가 위탁을 주어 수행한 AI가 고용수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보고서(2021)에서도 2021년부터 5년간 영국의 일자리 가운데 7%가 자동화될 높은 위험에 놓여 있으며, 20년간 모든 일자리 가운데 자동화될 위험은 3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산업으로는 제조업에서 가장 많은 일자리가 상실될 위험이 있으며, 운수와 물류, 공공행정과 국방, 그리고 도소매업에서는 일자리가 없어질 위험이 다른 부문보다 높았다. 반면 의료와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가장 많은 일자리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었다. 그 다음으로는 전문ㆍ과학서비스업, 교육서비스업, 정보서비스업 등에서도 일자리가 증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리고 저임금 사무직, 단순 육체노동직은 일자리가 줄어드는 반면, 관리직 일자리는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다.
   
3. 생성형 인공지능의 일자리 효과
가장 최근에 등장하여 세계를 놀라게 한 생성형 인공지능(예 - Chat-GPT)은 대규모 언어모델로 정교한 패턴인식을 통한 인지능력의 자동화라는 획기적인 능력을 갖게 되었다. 생성형 인공지능(예 – Chat-GPT)이 기존 디지털 기술과 질적으로 구분되는 것은 전통적인 물리적인 자동화(physical automation)와는 달리 정교한 패턴인식을 통해 인지의 자동화를 가져오기 때문에 인지적 노동자(cognitive workers)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간의 요구에 따른 놀라운 결과를 매우 빠르게 만들어내며, 이것이 수많은 사람들에 의해 쉽게 복사되고 활용될 수 있게 하면서 인간이 기계에 대해 갖고 있었던 비교우위를 점차 잠식한다는 점이다. 이런 능력 때문에 노동시장, 교육, 기술 진보, 결과적으로는 사회복지에도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점이다. 
브리그즈와 코드나니(Briggs and Kodnani, 2023)는 900여 개의 미국 직업 중 대략 2/3 정도가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일정 정도의 자동화될 것이며, 이들 자동화되는 직업 중 1/4~1/2 가량의 업무가 대체될 것이나 일자리를 잃지는 않을 것이라고 보았다. 전 세계적으로는 3억 개의 전일제 일자리가 자동화에 노출될 것이고 18%의 일이 자동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노동시장에 대한 인공지능의 영향은 상당하지만, 대부분의 산업과 일자리는 부분적으로 자동화되며, 인공지능에 의해서 대체되기보다는 보완될 것이라는 것이다. 미국과 유럽에서 사무행정 지원직, 전문직(법, 건축과 공학, 생명, 물리, 사회과학), 사업과 금융운용 전문가, 관리자 등 인지적 노동자들이 더 많이 자동화에 노출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Open AI)社 연구진은 최근 GPT의 노동시장 효과 분석을 통해 미국 노동자의 약 80%가 대규모 언어모델에 기반한 생성형 인공지능의 도입으로 인해 그들의 직무에 적어도 10% 수준의 영향을 받으며, 약 19%의 노동자는 적어도 50% 수준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다른 연구는 생성형 인공지능에 의해 코딩직, 소프트웨어 개발자, 컴퓨터 프로그래머, 데이터과학자 등이 대체될 위험이 있고 언론인, 광고, 작가, 콘텐츠 창작자와 준법조인과 법조 지원직 등이 자동화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전체 직업 중 32.8%가 완전한 영향을 받을 것이며, 36.5%의 직업이 부분적인 영향을 그리고 30.7%의 직업이 전혀 영향을 받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은 인지능력을 자동화하기 때문에 종래 전문직으로 인정되었던 일자리도 자동화되거나 부분 자동화되어 부분적으로 대체되기도 하고 직무내용이 크게 바뀌거나 혹은 생산성을 크게 올릴 수 있는 등 여러가지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생성형 인공지능이 도입되어 널리 활용되기 시기에는 오히려 개인 서비스나 수공적 숙련(craft skill)과 같이 매우 개별화되고 비교적 단순하지만 자동화하기 어려운 직무는 남아 있는 반면, 중간 숙련과 비교적 높은 숙련의 직무들도 자동화에 노출되게 되는 특징을 보일 것이다. 
   
4. 결론 - 디지털 전환과 일자리
디지털 전환은 다양한 디지털 기술의 발전 그리고 고도화(인공지능과 생성형 인공지능)에 따라 상당히 오랜 기간 진행되어 왔다. 또한 디지털 기술을 채택할 수 있는 대기업과 선진 기업들은 첨단 디지털 기술을 이용해 왔으나 중소기업이나 영세기업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디지털 전환은 아직도 느리거나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디지털 전환은 아직도 진행 중이고 더 고도화된 디지털 기술(생선형 인공기능과 같은)을 채택한 뒤에 오는 전환은 앞으로 다가올 것이다. 
그러나 디지털 전환은 이미 우리 경제와 사회 그리고 일상생활과 기업의 서비스와 재화의 생산 현장에서 많은 변화를 낳고 있다. 디지털 전환이 그동안 가져온 노동시장의 변화는 주로 초기에는 저숙련 반복 직무의 자동화, 그 다음에는 중간 숙련 직무의 자동화였다. 또한 디지털 플랫폼을 통해서 각종 서비스와 재화의 매매만이 아니라 디지털 플랫폼을 통한 플랫폼 노동을 새로 만들어 내는 큰 변화를 낳기도 했다. 
이제 인공지능이 점차 활용범위를 넓혀오다가 막대한 빅데이터 수집과 활용을 바탕으로 생성형 인공지능이 도입되면서 인지능력의 자동화라는 새로운 차원의 변화를 낳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기존의 여러 전문직의 직무들이 자동화되어 대체되거나 부분 자동화되거나 혹은 전문직들이 생산성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되는 식으로 보완되면서 노동시장이 변화하고 있다.
아직 인공지능 특히 생성형 인공지능이 계속 발전하고 사용범위를 확대하고 있기때문에 이것이 일자리에 미칠 전체적인 영향을 제대로 평가하기에는 시기적으로 이른 감이 있다. 그러나 기계에 대하여 인간이 갖고 있던 고유능력이라는 판단, 글쓰기나 연구와 같은 창조 등의 영역에 이르기까지 자동화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의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다는 점에서 그 영향의 범위와 정도가 어느정도나 될지 헤아리기 어렵다. 앞으로는 인간과 인공지능과의 경계가 흐릿해지면서 인간의 영역으로 생각했던 활동의 점점 더 많은 부분이 인공지능에 의해 수행될 수 있다. 더구나 생성형 인공지능은 일자리만이 아니라 인간이 통제하지 못하는 영역까지 나아가지 않을지, 또한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침해하지 않을지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각 나라가 인공기능의 규율에 나서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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