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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룩소 alookso] 서울시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의 변화
  • 글쓴이 포용과 혁신
  • 작성일 2023-06-29 20:34:56
  • 조회수 68
정성훈(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백사마을은 서울시 노원구 중계본동 산 104번지(현 30-3번지) 일대로 104번지에 위치하고 있다고 해서 백사마을이라 부른다. 청계천 판자촌 철거 때 집단으로 이주해서 형성된 마을이다. 마을이 형성된지 오래되었고 주택들도 노후되어 재개발 요구가 강한 지역이기도 하다. 재개발이라고 하면 일반적으로 아파트 위주의 전면개발방식을 떠오르게 되지만 백사마을은 일부 주거지를 보전하는 방식인 주거지보존재개발정비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획일적인 아파트 건설에서 벗어나 주거의 다양성을 보여줄 수 있는 저층임대주택을 공급할 예정이다. 
   
백사마을의 재개발 추진과정을 살펴보면, 2000년 주거환경개선지구로 지정되면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였으나 주민간 의견충돌로 추진에 어려움을 겪었다. 2007년 주민 합의가 이루어지면서 2008년 분양주택은 1,461세대를, 임대주택은 1,297세대를 건설하는 주택재개발 정비사업을 계획하였다. 2012년 서울시에서는 낡은 주택을 전면 철거하고 전부 아파트로 건설하는 기존 재개발 방식 대신에 마을의 지형과 골목, 저층주택을 보존하는 주거지보존재개발정비사업으로 변경 계획하였다.
서울시는 임대주택 부지를 매입해서 주거지보전사업을 시행할 것을 결정하면서, 기존 주택을 철거해서 임대아파트로 건설하는 대신에 임대주택 비율(17%)는 리모델링하도록 하고 나머지 임대주택도 저층으로 조성하도록 하였다. 구역 내 354채를 저층주거지 그대로 유지하면서 내부만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여 임대주택으로 활용하도록 계획한 것이다. 
   
2017년에는 시행사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서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 바꾸면서 서울시가 직접 시행하기로 하였다. 2012년에 수립된 주거지보전사업을 유지하되 최고 20층의 아파트 단지를 조성할 예정이다. 주거지보전지역 내에는 다세대 주택 136개동, 484가구가 들어서게 되며, 일반 공동주택은 34개동 1,953가구를 계획하였다. 임대주택의 높은 공사비로 우선적으로 일반분양 아파트를 먼저 건설하고 임대주택은 별도로 건립하기로 하였다. 
   
백사마을의 재개발사업 추진과정에서 고려해야 하는 점을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서 보면 현재 거주하고 있는 주민들과 관련된 사안과 재개발 이후 원주민들의 재정착 문제이다. 재개발 사업 시행 전에 이 문제들에 대해서는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
첫째, 현재 거주민들에 대해서 고려해야할 점이다. 재개발 사업 추진계획 수립 이후 상당히 많은 주민들이 이주를 해서 마을을 떠났다. 주민들이 떠난 후 마을에는 빈집들이 다수 발생하였다. 관리되지 못한 집들은 붕괴위험에 처하거나 범죄와 같은 안전문제에도 노출되고 있다. 빈집에는 동그라미를 표시해서 구분하고는 있으나 다가오는 여름 장마에 붕괴위험이 높아지고 있어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 그리고 생활인프라 미흡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고 있어 생활지원서비스를 해줄 필요가 있다. 특히 젊은 층이 빠져나가고 노인층이 남아있게 되면서 생활불편을 보완해 줄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둘째, 원거주민들이 새로 건설되는 주택에 거주할 수 있도록 재정착률을 높여야 한다. 재개발 사업 추진으로 많은 주민들이 이주를 해서 나갔고, 현 거주민들도 재정적 이유로 재정착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토지소유주들은 보상을 받을 방법이 있기 때문에 그나마 나은 편이다. 세입자들은 방법이 거의 없다. 재개발이 추진되면 쫓겨나듯이 나가야 하기 때문에 재개발 추진을 환영하고만 있을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세입자들이 백사마을에 거주할 수 있도록 임대주택공급을 하는 방안도 공공에서 주도적으로 추진하는 것이 필요하다. 
   
 
현거주민들의 거주환경 문제와 원주민들의 재정착 이슈는 재개발 사업을 하는 대부분의 지역에서 나타나는 문제들이다. 백사마을은 이 두가지 문제 외에도 또한가지 이슈가 있다. 바로 임대주택을 저층으로 해서 원형을 그대로 보존하려고 한다는 것이다. 재개발 사업하면 아파트가 떠오르는 것처럼 공동주택으로 건설하는 것이 당연시 되었다. 기존의 주택을 전면 철거하고 새로운 건물을 올리는 것이 재개발이라는 인식이 강하다. 그러나 백사마을은 일부 기존 주택을 보전하면서 재개발사업을 추진하고자 하고 있다. 
   
오세훈 서울시장이 재임했을 당시 구상했던 주거지 보전사업은 마을의 지형, 생활상 등 주거지의 본질을 유지하는 리모델링 형태로 건설하는 사업이었다. 그 다음 박원순 시장으로 넘어오면서 건축물의 노후화가 심해져서 리모델링이 불가하다는 판단하에 철거는 하되 기존 건축물의 지형, 터, 길을 보전하는 신축으로 방향을 돌렸다. 기존의 형태를 유지한다는 면에서는 의미가 있을수 있으나 해당 면적에 건설되는 가구수 대비 건축비는 2배 이상 필요해져서 사업의 추진 자체가 어려워졌다. 그래서 나오게 된 방안이 일반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별로로 건설하는 방안이다. 사업이 지연되면서 손해보는 금액이 커진 만큼 일반분양주택을 먼저 건설하고 임대주택은 추후에 건설하는 것이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건설되는 옆에 기존의 주택 형태를 유지하면서 임대주택을 건설한다는 것은 사업성 면에서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재개발은 고층아파트 건립이다 라는 공식과 달리 저층주택을 공급하는 것은 서울시 주거형태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의미가 있다. 공공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저층주택을 임대주택으로 공급하고 원거주민 특히 세입자들의 재정착이 이루어질 수 있다면 백사마을은 서울시에서 마지막으로 남은 달동네인 동시에 동일한 거주민들로 이루어진 새로운 임대주택 마을을 조성하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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